7년 만에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2016년 3월에 서울 블루스퀘어 공연장에서 정성하님이 장발장 역할을 한 공연을 본 후 7년 만이다.
부산에는 초연이다. 드림씨어터 극장에서는 라이언킹 내한공연을 봤었는데 중앙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였어서 무대 전체가 잘 보이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중앙이라 기대가 되었다.
출연진
내가 본 공연날 주요 캐스팅은 장발장 역에 민우혁님, 자베르 역에 카이님이다.
최재림님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을 했었던 민우혁님이 인상 깊어 민우혁님도 흔쾌히 예매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줄거리
레미제라블은 프랑스말로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영어에서 miserable (비참한) 이라는 단어와 유사하다. 빅트로 위고의 소설이 원작이다. 한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수없이 읽었던 <장발장>이다. 프랑스 서민들의 가난하고 힘든 삶과 19세기 초에 있었던 봉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레미제라블 소설을 짧은 뮤지컬에 담기는 참 힘들지만 뮤지컬의 줄거리를 아주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뮤지컬의 줄거리일뿐 사실상은 더 많은 내용이 있다.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쳤는데 탈옥하려다 총 19년이란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다. 전과자 딱지가 있어 삶이 힘들자 하룻밤 신세를 진 주교의 집에서 은촛대를 훔쳐서 또다시 위기에 몰렸지만 주교가 선물이라고 해서 장발장을 보내준다. 장발장은 엄청 감동을 받고 열심히 살아보기로 한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시장도 되고 공장도 가지고 되며 잘 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싱글맘 판틴을 만난다. 공장에서 쫓겨난 판틴은 힘겹게 살다가 병들어 죽음을 앞두게 된다. 판틴은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 사이 여러 가지 일이 생기고 코제트는 그동안 테나르디에 여관집 부부 집에서 온갖 잡일을 하며 자란다. 장발장은 코제트를 데리러 오고 큰돈을 지불하고 코제트를 데리고 간다. 이후 마리우스라는 청년이 코제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된다. 장발장은 자기의 과거와 정체를 마리우스에게 다 말해준다. 마리우스는 민중 봉기에서 죽을 뻔하였지만 장발장이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구 등등을 통과하여 목숨을 구해주며 이후에 마리우스는 테나르디에 여관주인을 통해 장발장이 자기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뮤지컬 전반적으로 자베르는 장발장을 잡으려고 하는데, 장발장이 자베르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장발장은 자기를 그렇게 잡으려 했던 자베르를 살려주고 이제 자베르는 자살을 해 버린다. 마지막으로 장발장은 코제트를 곁에 두고 마지막을 맞이한다.
관람 사운드 및 딕션-부산 드림씨어터
1층 4열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앉았다.
첫 장면에서 감옥의 죄수들이 노역을 하는 장면이(프롤로그:Work song) 나오는데 여기서 '낮춰 낮춰~눈 마주치지 마'라고 부른다. 처음에 그 말만 들리고 그 이후에 하는 말이 거의 안 들려서 '아 망했구나' 싶었다. 다행히 나는 영화 레미제라블(휴 잭맨 주연)을 수없이 보았던 터라 대충 내용도 다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케스트라 소리에 배우들의 목소리가 좀 묻히는 느낌이 들었다. 오케스트라 소리랑 사운드가 조금만 더 밸런스가 있었으면 싶었다.
하지만 앙상블의 노래가 아닌 솔로 파트에서는 아무래도 오케스트라 소리가 작아서 그런지 가사는 잘 들렸다. 하지만 또 앙상블이 시작되면 잘 안 들렸다. 귀를 엄청 쫑긋하면서 온 신경을 집중해서 들어야 잘 들릴 듯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2막부터는 귀가 적응이 돼서 그런지 1막보다는 앙상블의 소리도 잘 들렸다. 어찌 되었든, 레미제라블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노래의 내용을 미리 한 번이라도 듣고 오는 것을 꼭 추천한다. 레미제라블을 보면 어느 한 명이 주인공이라기보다는 각 인물들이 발버둥 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노래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 노래가사를 꼭 잘 알아들어야 재미있다. 다. 사운드가 좀 아쉽기는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대사가 거의 없고 오로지 노래로만 구성된 song through 뮤지컬이라 노래 가사가 안 들리면 내용을 이해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보통 뮤지컬보다 훨씬 더 긴 러닝타임 (인터미션 포함 3시간)으로 인해 앞에서부터 무른 말인지 모르면 뒤에 갈수록 힘들어진다. 나는 4열에 앉아 그나마 들렸지 다른 좌석이었다면 좀 아쉬움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나 요즘에 ott 드라마에서 자막을 늘 보는 나로서는 속으로 자막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하하하.
에포닌과 앙졸라
이번 뮤지컬을 보고 새롭게 팬이 된 두 배우가 있는데 앙졸라 역할의 김성식님과 에포닌 역할의 루미나 님이다.
머니머니해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Red and Black과 에포닌의 솔로곡인 On my own을 들으면서 저 배우가 누구지 누구지 라며 계속 생각이 들었다.
넘버들도 다 좋고, 특히나 한 명이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모두가 주인공인 것 같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나는 가사의 내용을 엄청 잘 듣고 중요시하는 편이라 뮤지컬을 더 즐기고 싶으면 미리 레미제라블 영화나 노래를 조금 듣고 갈 것을 늘 추천한다. 앙상블도 너무 좋고, 볼 때마다 역시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님을 존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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